와흘리 넓은 못

 와흘리 넓은 못


글, 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유명숙


오늘의 주인공은 와흘리 마을의 숨결 넓은 못

제주시 조천읍 와흘228(와흘리 1591-1)에 있는 연못이다.

설촌유래를 읽어 내려 가다 보니 내용 안에 넓은 못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설촌유래-

삼양에 거주하는 김영지씨의 입도선조 김해김씨 김만희가 고려 충정왕 때에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좌의정까지 되면서 마음이 곧고 사심이 없이 나라의 대사를 돕다가 임인년 7.16일 태조 즉위시(1392~1398)에 송도의 수정궁 신하로서 두 임금을 모실 수 없다 말 한 연유로 미움을 받아 제주로 귀향오면서 제주에 후손이 살게 되었다.

후손들은 곽지, 김녕 등을 거치면서 입도조 9대손이 살 곳을 찾아 헤메다가 팽나무 있는 곳에 이르러 사방지형을 둘러보고 나서 아늑하고 사람이 살기에 알맞은 곳이라 하여 정착하게 된 것이 설촌 배경이다.

차차 사람이 모여 살게 되어 마을의 이름이 한거리로 불렸고 입도조 14대손인 김일룡이 속칭 불칸터 라고 불리는 곳에 살다가 불로 인해 온 마을이 페동이 되니 주민들이 의논하여 한거리 마을은 아늑하고 땅은 좋으나 축 우마에는 약수터가 한거리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어 불편하니 축 우마 약수터인 속칭 넓은 못 가까이로 이주하기로 중의를 모았다. 그리고 지금의 본동인 지형을 보니 한라산의 정기가 가시네오름으로 이어져 뒷 맥과 서쪽의 청룡은 좋으나 동쪽의 백호는 우방으로 인파가 먹었으니 우방에 돌탑을 쌓아 우방을 막아 액을 막고 마을을 형성하였다. 그러다가 1948.4.3. 사건으로 페동이 되고 1954년 재건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리사무소 설촌유래 안내판에서



설촌유래에 넓은 못이 등장 하는 걸로 보아 넓은 못이 마을의 역사와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문화유산이구나, 자세히 둘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넓은 못에 도착하니 나무 데크와 정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비교적 주변이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걸로 봐서 이 마을 사람들이 이곳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거 같다.



데크를 만들어 놓아서 연못을 둘러 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안전을 배려한 부분이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연못에 고여있는 물을 직접 만져보거나 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탐방을 하여도 안전하고 좋을 거 같다.

연못 안쪽으로는 누운향나무와 연산홍꽃들이 심어져 있는데 자연스레 물 위에 떠 있는 듯

물과 어우러져 있고, 바깥쪽으로는 벚꽃나무, 팽나무, 구실잣밤나무, 버드나무 등이 연못을 보호하기라도 하는 듯 물쪽을 향해 물을 감싸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으로 있어 마치 물이 있는 작은 공원 같은 느낌도 든다. 벚꽃이 피는 봄날에 오면 연못 분위기가 한결 화사할 거 같다.

넓은 연못 가운데 정자를 짓고 다리를 조성하여 건너갈 수 있다. 한 번 걸어 가 볼까!!

정자에 앉아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주변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진다.



*수생식물-마름, 가래 등의 수생식물이 물 위에서 한들거리는 모습과 가끔씩 뛰어오르는 작은 물고기들의 모습에 시선이 머물러진다.


예로부터 이곳은 지역주민들이 우마에게 물을 먹이고 힘든 밭일을 끝내고 몸을 씻으며 피로를 풀던 공동목욕탕으로, 동네 꼬마들의 수영하며 놀던 물놀이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쉼터이자 마을의 소식을 주고 받는 등 정담을 나누는 장소로 삶의 애환이 깃든 유서 깊은 곳 이라고 .

1970년대 이후에 이 마을에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이곳은 매립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지역주민 모두의 노력으로 연못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여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한다.

원래는 맞은편에 있는 와흘리 마을 운동장 경계까지가 물통이었는데 도로를 만들면서 원래보다 그 규모가 작아졌다고 하니 비교적 큰 규모 였을거 같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 넓은 못은 그 옛날부터 든든하게 있어 준 고마운 이웃 이었나 보다.

마을의 애환과 역사, 향수가 깃든 이곳을 지금처럼 깨끗하게 보존하여 후손 대대로 문화유산으로 물려주면 좋겠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르신이 지나가다 걸음을 멈추고 묻는다.

무사 물통 사진 찍엄시니? (동네 사진을 무엇하려고 찍고 있는지??)

이 동네로 이사 오잰 햄시냐?? (이사오려고??)

이 동네 조용허곡 사람들도 막 착허여 (이 동네는 조용하고 사람들도 아주 순해)

이사 오민 이 살기 막 좋을거여 (이사 오면 살기 좋을 거야)

아 예 삼춘 그게 아니고 예 (삼춘 그게 아니고요)

이 연못 사진 찍엉 사람들신디 보여 주잰 햄수다 (이 연못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사진 찍고 있어요)

기구나 게 사람들이 이런 거 보민 좋아라 해여? (사람들이 이런 모습 좋아하느냐??)

예게 ()

삼춘 이 동네서 얼마나 살아수과?(이 동네에서 얼마나 살았어요?)

무사 나 혼 70년 넘어 살아신디 (70년 넘게 살았어)

옛날에 이 물통에 물로 뭐 해수과? (이 물로 무얼했나요??)

옛날에사 물이 어시난 질어당 먹음도 허곡 목욕도 허곡 쇠도 멕이고 해서

(옛날에 물이 귀할 때는 길어다가 먹기도 하고 목욕도 하고 소도 먹이고 했어)

먹기도 했구나 얘

경했주게 수돗물이 어신 때사 아무 디나 골른물이 이시민 먹어사 했주 (그랬어 수돗물이 없을때는 어디에든 고인물이 있으면 먹어야 했어)

경했구나 예. 삼춘 저도 어린때 빗물 항아리에 받안 먹어난 기억 이수다

(그랬구나 예. 삼춘 저도 어렸을때 빗물 항아리에 받아서 먹었던 기억 있어요)

게나저나 삼춘 어디 가잰 나옵디가? (그나저나 삼춘 어디가려고 나오셨어요??)

나 이디 운동장에 운동허잰 왔저 ( 이곳 운동장에 운동하러 왔어)

예 조심허영 운동헙서예 (조심해서 운동하세요)

기여 느도 잘 찍엉 가라 이 (그래 너도 잘 찍고 가라)

*마을운동장 사진

할머니 삼춘의 구부정한 뒷모습에 울 엄니의 뒷모습이 얹혀 있는 거 같아 한참 동안 걸어가시는 걸 바라본다.

** 제주에서는 동네 어르신을 친근감 있는 표현으로 삼춘 이라 하고, 삼춘들은 용천수나 연못을 물통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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