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6 세계 습지의 날 기념⑥
생태시민성이 자라는 곳, 선흘 동백동산 기자명 고제량 (news@jejusori.net) 입력 2026.03.03 08:36 댓글 0 [특별기고] 2026 세계 습지의 날 기념⑥ 동백동산 먼물깍 습지. ⓒ고제량 3월이다. 이미 동백동산 습지에서는 뭉텅뭉텅한 덩어리에서 생명들이 자라고 있다. 투명하고 몽글한 점액질 뭉텅이에 수없이 많은 까만 점들이 하늘을 담고 있다. 산개구리 알이다. ‘언제면 눈을 뜰까?’, ‘뒷다리는 며칠이 지나야 나오는 걸까?’ 이때쯤 습지에는 신기한 생명들이 봄을 알리며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래서 2월과 3월에는 습지가 마르지 않게 비가 많아야 한다. 습지에 물이 마르면 이 생명들은 눈을 떠보지도 못하고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가물었다. 비가 오지 않아 많은 습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며칠 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 다행이다. 좀만 더 내리기를 빌고 있다. 아마도 3월 습지에서 그 까만 산개구리 알을 본 사람들은 같은 마음으로 비가 더 오기를 빌 것이다. 이것이 생태시민성이다. 산개구리알. ⓒ고제량 기후위기가 심해지며 생물다양성 감소가 일상의 문제가 된 시대, 시민에게 요구되는 역량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제 환경을 ‘아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책임 있는 선택으로 이어가는 힘, 즉 생태시민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생태시민성은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선흘 동백동산은 생태시민성이 실제로 자라나는 장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은 단순히 보호해야 할 자연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마을 주민의 삶과 함께해 온 숲이자 습지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동백동산의 습지는 생명의 저장고였고, 마을 사람들은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삶을 이어왔다. 이러한 역사와 기억은 오늘날 생태시민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습지 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