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름이 뭐니? 조천리 무명습지1,2



글, 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이주형

유명 VS 무명

有(유) 無(무)

한 글자 차이

有(유) : 있고

無(무) : 없고

가진 것에 차이

단지 이것뿐인데! 뜻풀이로 보는 유명무명의 차이는 크다. (유명 - 이름이 널려 알려져 있음 / 무명 - 이름이 없거나 이름을 알 수 없음) 세상에 존재는 하지만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모든 것들을 무명이라 부른다. 우포늪처럼 슈퍼스타급 습지도 있지만, 이름 없는 습지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이번에 다녀온 습지들 역시 아직, 이름이 없다. 편의상 조천리에 있는 무명습지1, 무명습지2로 구분 짓기로 한다. (촬영일 : 2022.12.09) 전문가님들도 아직 자료가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나는 뭘 아는 척할 만큼 습지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어서 기록의 개념이다.



조천리 무명습지1

조천 비석거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600여 m 지점에 아담한 습지가 있다. 습지 안에는 수초가 자라지 않고 있었고, 바다 쪽으로 갯고둥 껍데기들이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바닷물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도로 아래 습지 쪽으로 물이 유입되도록 토관이 묻혀 있고, 근처에는 수초가 자라고 있다. 이곳에도 철새가 많이 찾아든다.

✅ 주소 : 조천리 3025-3번지

✅ 마을에서의 위치 : 조천 비석거리에서 해안도로 660m

✅ 길이/폭/면적 : 길이 36m, 폭 28m, 면적 약 960,69㎡

✅ 입구(소로) 유무 : 해안 도로변

✅ 동·식물 특징 : 청둥오리, 백로, 물때세, 갯고둥, 바닷게, 갯질경이

* 내용 출처 : 람사르 습지도시 조천읍 습지 조사 자료집

자주 다니던 해안도로에 위치한 조천리 무명습지1.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나는 앞만 보고 운전을 하니, 이 습지를 한 번도 본 적 없다. 올레길 18코스 19코스 다 걸었지만, 절묘하게 이 부분만 비껴 지나쳐 걷는 코스라 걸어서 지나본 적은 없는 곳이다. 제주살이 10년 동안 가장 많이 지나다닌 길이었는데도 이렇게 몰랐다. 그러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이번 습지 수업 이후로 제주를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어 새로운 제주. 최근 제주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다니는 날마다 흐린 날의 연속이지만 이 또한 습지에 반영되는 하늘이 더 또렷하게 보이는 거 같아 그것도 좋은 1인.

해안도로 갓길 중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간다. 분명히 근처라고 했는데? 아직 눈에 띄지 않던 조천리 무명습지1.





내 키만 한 억새들로 채워진 해안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습지. 몇 발자국 더 걷고 발끝을 세워 두리번 거리니 눈에 들어온다. 저거구나! 엇! 근데 들국화 꽃향기가 확 몰려온다. 습지 반대편 쪽에 산국처럼 생긴 들국화가 한 무더기 피어있었다. 누가 심어둔건지 아님 어딘가에서 날아와 정착했는지는 모르겠다.







이곳 안쪽은 전복 양식장이라고 한다. 전복, 오분작을 배양하는 곳이니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건 안되겠다! 대신 돌덩이 위쪽으로 몇 발자국 내려가, 스마트폰의 힘을 빌려 줌으로 당겨본다. 습지 가장자리 주변으로 뻘처럼 보이는 젖은 흙들이 몰려있고 그 주변에 풀떼기들이 자라고 있었다.






새들의 먹이 활동 흔적?

방문했을 때는 새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발자국이 남겨있었다. 주로 돌덩이 주변 위주로 남아있는 걸 보면 먹잇감을 찾아다닌 듯 보인다.






습지를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반대편으로 걸어가봤다. 돌무더기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섰더니 평지가 보인다. 잡초들이 무성하고 누군가 호박을 키우는지 호박도 보인다. 임자 있는 땅인가? 여하튼 들어오지 말라는 표지판은 안 보이니 살짝 더 앞으로 들어가서 본 조천리 무명습지1의 모습.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볼까? 했더니 입구 쪽에서 보이던 습지와 이어진 물웅덩이가 있고, 여기가 이 습지의 끝자락인 듯 보인다.





유명하지 않은 습지, 아무런 이정표도 안내 표지판도 없는 곳이다 보니, 관리받는 습지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산책길처럼 데크가 조성되어 있거나 하지 않아, 편한 길은 아니다. 조금만 스쳐도 이렇게 도깨비풀 씨들이 덕지덕지 붙어버린다. 이제부턴 스패치를 착용하고 갈까? 훗! 허벅지까지 붙은 도깨비풀 씨를 떼어내느라 한참을 머물렀다.



조천리 무명습지2

무명습지1에서 동쪽으로 500여 m 지점 해안도로 동남쪽 구석에 항상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다. 도로가 주변보다 낮아서 우천 시 물이 공급되기 쉬운 지형이지만, 조수 때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지 습지에는 수초가 없고 갯고둥 껍데기들이 있다.

✅ 주소 : 조천리 908-8번지

✅ 마을에서의 위치 : 조천 비석거리에서 해안도로 1,300m

✅ 길이/폭/면적 : 길이 29m, 폭 22m, 면적 약 571,53㎡

✅ 입구(소로) 유무 : 해안도로 및 농로

✅ 동·식물 특징 : 백로, 청둥오리, 팔색조, 갯고둥, 바닷게, 갯질경이, 순비기나무

* 내용 출처 : 람사르 습지도시 조천읍 습지 조사 자료집

조천리 무명습지1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조천리 무명습지 2. 이곳은 올레길 18코스를 걸을 때 지났던 곳이다. 이 역시 습지로 인지 못하고 지났던 기억이 난다. 해안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정자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1차선 해안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닷물이 들고 나는 수로가 보인다.






바다와 맞닿은 쪽은 해안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라 제법 물이 고여있다. 대섬 염습지만큼은 아니어도 새들이 눈이 띈다.





습지를 끼고 걷는 올레길 18코스 쪽으로 들어서봤다. 안쪽으로는 땅의 높낮이에 따라 물이 고여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었다. 안쪽으로 더 들어서면 내 키 1.5배 정도 되는 갈대들이 보인다. 사람이 없으니 비교하기 어렵지만 얼마 전 대섬 염습지에 봤던 갈대보다 키가 크다. 삼각대도 없이 걸어갔던 곳이라 사진으로만 보면 그렇게 큰 지 모르겠다.







습지 바로 옆에는 건물을 올리는 중이거나 밭농사를 짓는 중이다.




조천리에 있는 무명습지2군데를 돌아봤다. 무명이지만 언젠간 유명해질(이름이 있는) 습지들~ 난 미리 사인받아둔 거다! 찜콩! 앞으로 길을 걷다가 물이 고여있는 곳들을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은 습지 초보자, ❓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이렇게 이름이 없는 습지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  

 -------------------------------------------------

우리가 몰랐을 뿐.

습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고

우리에게 많은 것들 해주고 있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달을 비추어주는 습지 "월랑지와 월랑지알못. 그리고 버드나무습지 -성산읍 난산

오름 사이에 숨은 드넓은 이탄습지, 숨은물뱅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