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물메 마을 제주 습지 '수산저수지'

 아름다운 물메 마을 제주 습지 '수산저수지'



2024. 09. 04

글/사진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오재욱


수산저수지는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11km 거리에 있는 중산간 농촌형 마을인 애월읍 수산리에 있는 인공 저수지다.

산리는,

큰 규모의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옆에 제주도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고 있는 곰솔이 있고, 뒤로는 수산봉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수산봉과 저수지

물메마을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은 산물(용천수) '큰섬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수산봉이 마치 어머니처럼 마을을 감싸 안아주는 모양의 물메마을은 수산봉 정상에 샘물이 있어서 '물뫼(물메)오름'이라 불리다가 한자 표기에 따라 수산봉이라 부르고 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물메' 또는 '수산리'라고 불린다.

오름 정상에 있는 샘

오름 정상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샘물이 솟아나 선인들은 그 샘물을 신성시 여겼다. 
그래서 제주에 가뭄이 심하면 제주목사가 이곳에 와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오름 정상에 있는 샘

경찰청 레이다 기지가 들어서면서 훼손되었던 샘물 터에 연못을 새로 조성해 놨지만, 물길은 복원되지 않았는지 샘물은 말라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고이는 듯 연못 안에 촉촉함은 남아 있었다.
제주의 습지들이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데, 훼손되었던 습지를 새로 조성해 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다. 
더 이상 용천수가 솟아나지는 않아도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고이며 또 다른 형태의 습지로 습지 생명들을 품을 것이다.

수산봉 풍경 저수지와 한라산이 한눈에

수산봉 기슭에 커다란 소나무에는 그네가 있다.
비탈에 있어 어린이가 즐기기에는 다소 위험해 보이나 그네에 앉으면 저수지와 한라산이 한 눈에 담기는 기막힌 풍경에 감탄하게 된다.

수산봉 풍경 저수지와 한라산이 한눈에

한라산이 구름 모자를 쓰고 정상 부분을 가렸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마을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곰솔(천연기념물 제441호)과 저수지

여행자 입장에서 물메마을의 랜드마크를 꼽으라면 수산봉과 커다란 저수지와 곰솔나무라 하겠다.

곰솔(천연기념물 제441호)

현재 저수지 공사로 물을 뺀 상태라 어정쩡하지만 저수지에 물이 가득했을 때는 저수지 가장자리에 뿌리를 내린지 450여 년 정도 되는 웅장한 곰솔이 물가를 향해 손을 뻗은 듯 가지를 뻗은 수형, 그 아우라가 인상적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곰솔을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이라 여겨왔고, 천연기념물 제441호 지정, 보호되고 있다.

밭담길과 시가 흐르는 물메 탐방로

물메마을에는 아름다운 자연 자원 가득한 중산간 농촌형 마을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걷기 코스가 있다.
물메밭담길,
시가 흐르는 물메 탐방로.


그리고 제주올레 16코스까지


올레길 16코스와 겹치는 오름 산책로를 따라 수산봉에 오르면 운동은 기본, 저수지와 한라산까지 탁 트인 경관을 감상은 덤이다.

2023년 2월 물 빠진 저수지

1950년대 쌀이 귀하던 시절, 쌀 생산량을 증대할 목적으로 저수지를 조성 시작해서 1960년 12월 12일에 준공됐다. 
조성 당시는 제주에서 가장 큰 저수 면적과 수량이었다.
당시 제주4.3이 끝나고 식량을 자급자족하자며 '쌀 운동'을 펼쳤는데, 저수지를 만들어서 논에 물을 대 쌀을 생산하자는 취지였다.
마을 리장이 국회의원에게 마을을 위한 정책을 요청했고, 국회의원은 소규모 저수지를 계획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입지가 좋고, 식량증산 정책에 부합하다고 큰 규모의 저수지로 변경되어 밀어붙였다. 이때 저수지 주변에 살던 70여 세대가 이주했고, 농지 24,000여 평이 수몰됐다.

수산봉과 저수지

1960년 12월 12일 준공된 저수지 물을 이용해서 원벵디에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논농사를 지었지만, 1980년대 통일벼라는 다수확 품종이 개발되고 쌀 생산량이 늘자 쌀값은 하락했다.
이후 수익성이 없어서 논농사가 밭농사로 전환되어 농업용수 공급의 목적인 저수지 기능이 상실됐다. 1989년 민간사업자가 수산저수지에 놀이동산과 야외 수영장, 보트장, 낚시터 등 유원지를 조성했다. 
당시 학교마다 소풍 장소로 각광받았고,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다는 소문에 긴 시간 버스틀 타고 찾아와 보트를 탔던 기억이 아련하다.
그러나 유원지도 잠깐이었고 이용객이 줄면서 1996년 유원지도 문을 닫았다. 농업용수로 기능을 상실하고, 유원지로 기능도 상실한 저수지는 수질 상태가 나빠지면서 여름에는 녹조가 생기며 냄새도 나는 모기 서식지가 되어버렸다.


2022년 6월부터 수산저수지는 물을 빼고 수리시설 개보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를 위해 저수지 조성 후 63년 만에 처음 바닥을 드러냈다. 약 60만 톤에 달하는 물을 빼내고,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바닥을 고르고 제방과 방수로를 설치해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하도록 기능을 되살릴 계획으로 진행 중이다.
공사 전에는 손맛을 즐기는 낚시인들이 밤에나 낮에 찾아와 붕어와 잉어, 베스 등을 낚으며 손맛을 즐겼는데, 지금은 곰솔 아래에 의자를 놓고 저수지와 한라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가끔 보일 뿐이다.


습지 주변 식물들

2024년 여름 저수지 주변에는 다양한 식물이 분포 군락지를 이루며 분포하고 있고,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관찰되었다.

지역민들과 함께 격변기를 겪으며 60여 년을 유지해온 수산저수지.
지역민들의 애환이 서린 이 인공 저수지도 습지다.
2026년 완공 후 습지로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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