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당리 미나리못 (양외못)

 송당리 미나리못 (양외못)

 

2024. 09. 19

글/사진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변재환





여름의 끝자락에서 서서히 가을로 접어드는 9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가 새로운 기록을 갈아 치우고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끊임없이 발효되며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오름의 천국, 18천여 신들의 어머니 금백조 신화가 있는 소원 비는 마을 '송당리'

위치한 미나리못(양외못)을 찾았습니다.


양외못을 찾아가는 길은 구좌읍 송당리에서 제주 동부 중산간을 잇는 1135변 도로를 타고 가다 구좌읍 공설묘지 진입 도로인 시멘트 포장 길을 따라가다 보면 높은오름 표지석이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면 공원묘지(높은오름) 입구가 나오는데 근처에 주차 후 농로를 따라 내려가면 좌측으로 그린농원 간판이 보이고 농원 안쪽 길을 따라 50m 정도 들어가면 미나리못 습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린농원 입구에서 직진하다 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 끝

물이 흐를 수 있게 파놓은 골을 지나면 어른 허리까지 올라오는 풀숲 사이로 미나리못이 나타납니다

장화를 신고 습지로 조심조심 들어가 봅니다.



물은 많이 말라 있었고 노루가 들어가 목을 축인 흔적이 보입니다.

60×40m 정도의 타원형 습지인 미나리못은 생각 외로 규모가 컸으며

비가 모여서 연못을 이루고 수량이 줄어들 때는 연못물이 초승달 모양으로 남고


봄에 촬영한 모습


주변의 스코리아콘인 높은오름, 동거문오름, 문석이오름 사이의 저지대에 형성된 습지로서

이 일대에는 현무암질 용암류가 분포하고 있으며

화산체 사이의 저지대(빌레)에 위치하므로 강수 발생 시 지표수가 유입되어 못을 이룹니다.


미나리못의 식생 유형은 물봉선, 큰방동사니, 바늘골, 부들, 사마귀풀, 골풀, 파대가리,세모고랭이, 물꼬챙이골, 송이고랭이, 좀어리연꽃, 물달개비, 큰고랭이, 가래, 둥근잎택사, 올방개, 기장대풀, 흰꽃여뀌, 고마리, 예덕나무, 소리쟁이, 삼나무, 곰솔, 찔레, , 억새, 인동덩굴, 쑥 등이 자라며

노루, 오소리, 물매암이, 소금쟁이, 참개구리, 붕어왜가리, 흰뺨검둥오리, 쇠백로, 중대백로, 직박구리, 동박새, 까치,딱새, 박새, 멧새, 섬휘파람새 등이 서식합니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 먹이 활동을 하는 왜가리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송당리이지만 일제강점기인 1919년부터 하도리 마을 공동목장이 설치되었던 지역으로 이 연못은 마을 공동목장 우마들의 중요한 급수원이었는데 연못 주변에 경작지가 넓게 조성되었던 과거에는 연못 가장자리에 돌담을 둘러 농업용수원으로 이용하였고 지금도 연못 주변 농경지에서 농업용수로 쓰고 있으나 가치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리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미나리못(양외못)

제주의 속살과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볼 수 있는 오름의 본고장 송당 높은오름과 동거미오름에서 느릿느릿 오름의 매력과 풍광을 맘껏 즐기고 미나리못에 들려 

습지 생태를 경험해 봐도 좋겠습니다. (장화는 필수)


동거미오름에서 내려본 미나리못


습지에 도착 후 한 방울씩 내리던 비가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세로 퍼붓습니다.

짧은 순간 몇 초 만에 흠뻑 젖고 배낭을 둘러매고 빠른 걸음으로 스콜을 피해

큰 나무 아래로 몸을 숨기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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