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롱뇽들의 서식지 '장수물'
제주도롱뇽들의 서식지
'장수물'
2024. 10. 23 (수)
글/사진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오재욱
장수물은 애월읍 고성리에 졸졸졸 흐르는 물, 삼별초 관련 전설이 깃든 샘물, 습지다.
제주시 서쪽 항파두성 근처, 바위들이 감싸고 있고 주변에는 소나무가 많은 곳에 있는 맑은 물이 솟아 흐르는 장수물이 있다.
장수물 |
숲터널과 습기로 으슥한 느낌이 들지만 장수물까지는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다.
골구미 내창 |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장수물은 상수도가 공급되기 전까지는 이웃 마을 고성리 사람들이 떠다 먹거나 밭에 갈 때 사용했던 물이다. 인근 마을에서도 길어다 먹었다고 하고 장수물이라는 명칭까지 생각하니 크고 웅장한 습지일 것이라 상상하며 찾아갔는데 성인 손바닥 두 개 정도 크기로 작았다. 이 물을 장수발자국물이라고도 부르는데, 보통 사람 발자국보다 조금 더 큰 발자국에서 물이 가늘게 졸졸 흐르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며 수량이 감소하거나 개발 등의 영향으로 수량이 감소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인지, 검은 현무암이 반질반질 동으로 도금한 것처럼 구릿빛으로 반질거린다. 장수물에 얽힌 전설은, 고려 원종 14년인 1273년 고려 & 몽고 연합군이 삼별초의 마지막 보루인 항파두성을 공격할 때 삼별초를 이끌던 김통정 장군이 성에서 뛰어내렸는데, 그때 바위에 파인 발자국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 마르지 않고 흐른단다. 위에서 바라본 장수물과 내창 김통정 장군이 관군에 쫓길 때 군사들이 허기와 목마름에 지쳐 있어서 장군이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바위 위에 뛰어내리자 그 발자국에서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다는 전설이다. 한편 역사 자료에 의하면 항파두성이 고려 & 몽고 연합군의 공격을 받을 때 김통정 장군은 명월포에 있었다니, 장수물이 골구미 내창으로 흐른다 삼별초가 항파두성에 웅거할 때 고성리에는 장수물 외에도 구시물과 극락사 경내에 있는 옹성물 등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옹성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낡고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으로 바꾸는 정화력을 지녔다고 믿으며, 삼별초와 항파두리성 관련 전설이 깃든 습지 중 삼별초를 진압하러 왔던 고려시대 장수 '김수 장군못'도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제주의 지하수 존재를 모르던 시대엔 습지가 사람들에게 소중한 생명수였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흐르는 장수물은, 지금은 사람이 먹거나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샘물이지만 제주도롱뇽 서식지로 중요한 습지가 되었다. '우리 함께 살아요' 장수물 제주도롱뇽 보호 안내판을 보니, 제주도롱뇽은 한국 고유종으로 청정 지역에 서식하는데, 매년 봄이면 장수물 안에 제주도롱뇽이 알을 낳는단다. 개발로 점차 사라지는 습지 그리고 서식지를 잃어가는 제주도롱뇽이 작은 습지 장수물과 골구미 내창에서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창 내창 주변 나무들 자연의 먹이사슬이 건강해야 자연의 일부인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있듯 이곳이 개발 등으로 훼손되지 않고 제주도롱뇽을 비롯한 습지 생명들의 보금자리로 남아있기 바라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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