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습지마을 동백동산, 습지 먼물깍

 글, 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박젬마


1. 지난 112 습지서포터즈단은 함께 습지를 품은 마을 선흘리 동백동산을 답사했다. 해설사 대신 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동백동산 습지센터'에서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먼저 '선흘1리 생명 약속' 표지판 설명을 들었다.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며, 숲을 보전에 기여하겠다는 주민들의 약속과 숲과 마을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는 여행자들에 당부가 포함돼 있었다.

숲의 진입로에서 모두 함께 동백동산 숲에 들어간다는 인사를 했고, 숲은 묵묵히 우리를 받아줬다.

동백동산 숲길 코스는 센터에서 출발해 도틀굴상돌언덕먼물깍을 걸어 다시 센터로 돌아오는 거리는 약 5.1이고 소요 시간은 보통 걸음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다.


2. 낮 시간 숲은 깊었고, 

수다스런 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간간이 타닥~타닥~’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와 사각~사각~’ 우리의 발소리가 어우러져 하모니처럼 들릴 뿐이다.

숲은 11월인데도 온통 초록이다.

걷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나뭇가지로 덮어 온통 초록이고, 나무를 껴안고 사는 이끼류들도 초록이고, 땅에는 고사리들로 초록이다.

 



짙은 초록 숲 사이로 빛 내림 현상이 인상적이었고

안내를 맡은 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가 들려주는 동백동산 숲과 선흘1리 마을 사람들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오랜 세월 이 숲에 의지하고 지키며 숲과 함께 공존해 온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 숲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동백동산이 부럽고, 동백동산과 공존하는 마을 사람들도 부러웠다.




3.
동백동산은,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숲 '곶자왈'이다

옛날부터 동백동산은 선흘1리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물을 마시고, 손바닥 만한 땅이라도 있으면 밭을 만들어서 농사를 지었다. 나무를 베어서 숯을 만들어서 내다 팔아서 돈을 벌거나 땔감으로도 사용했다. 노루, 오소리, 개구리 등을 잡아먹기도 하고, 제주 4.3때는 은신처로 사용했던 곳이다.


4.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은,

동백나무 열매로 동백기름을 얻을 수 있고, 동백나무는 빨리 자라지 않아서 땔감보다 동백기름의 가치가 높기도 해서 동백나무는 베지 말자고 주민들이 약속했다. 그래서 예전엔 숲 대부분이 동백나무였다고 그래서 동백동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1981년 제주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면서 벌채가 금지되자 동백나무 외 다른 나무들도 자리를 잡으면서 종가시나무, 참가시나무, 황칠나무 등이 자리 잡으면서 지금처럼 깊은 숲, 극상림이 됐다. 해서 동백나무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5. 도틀굴, 도틀물

제주 4.3사건 당시 피신했던 마을사람들의 흔적과 유적이 발견되어 유적 동굴로 보존 관리 되고 있는 천연동굴 도틀굴이 있고,

도틀굴에서 조금 더 가면 물이 고였던 흔적만 남은 습지인 도틀물이 있다. 이곳은 이제는 물이 고였던 기억을 간직한 무늬만 습지다. 이런 현상을 육화 현상이라 한다.



     (제주고사리삼)

지금은 동식물에게 물을 제공하는 기능을 상실했지만, 제주고사리삼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 물이 천천히 빠지는 곳, 낙엽수 아래서 자란다는 제주고사리삼은 한국 특산식물로 제주도 선흘 곶자왈에 지역에 분포하는 환경부 멸종위기 2, 희귀식물이란다. 제주에서 발견되어서 제주고사리삼이라 불리며, 제주에서 사라지면 전 세계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6. 주민 스스로 지키던 상돌언덕

도틀물에서 먼물깍 방향으로 조금 더 걸으면 용암언덕인 '상돌언덕'이 나타난다. 상돌언덕은 동백동산의 용암언덕 중에 가장 큰 높은 언덕으로 옛날 마을 사람들은 당번을 정해서 이곳에서 망을 봤단다.

지금은 숲이 깊어서 코앞의 모습만 볼 수 있지만, 옛날에는 나무들이 많지 않아서 아주 멀리 바닷가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말과 소를 살피고, 무단 벌채를 막기 위해 망을 봤다. 당번은 자신의 이름 패를 땅에 묻고 앞 당번의 이름 패를 파서 갖다 주며 당번 섰음을 증명을 했단다. 동백동산 숲의 나무는 당시엔 생존의 문제로 그만큼 철저하게 당번을 섰단다.

 
     
7. 먼물깍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이라 해서 '먼물' + 끄트머리라는 뜻의 ''이 더해져서 유래된 지명이다.

 동백동산의 수 많은 습지 중에 가장 큰 습지 먼물깍은, 용암대지 오목만 지형에 빗물이 고여 만들어졌다. 과거 상수도가 생기기 전엔 생활용수와 소나 말이 마시는 물로 사용되기도 했다.

먼물깍이라는 지명에서 당시 물길러 다녀야 했던 여성들의 고단함을 느끼는 건 허벅을 지고 물길러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새벽잠의 유혹을 떨치고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일어난 아낙은 마을에서 좀 가까운 습지에서 물을 뜰 수 있었다. 고인 물은 한정적이라 앞 사람이 떠 가고 나면, 그다음 습지, 그 습지에 물이 없으면 또 다음 습지, 그렇게 마을에서 먼 먼물깍까지 물을 긷기 위해 걸어야 했다.

 

         (남흑삼릉)

사람이나 소와 말의 음용수 역할은 은퇴한 먼물깍에는 제주도롱뇽, 개구리, 맹꽁이 등양서류와 여러 종류의 뱀 등 파충류들이 관찰되고 있으며, 순채, 통발, 남흑삼릉 등 귀한 습지식물 등을 계절에 따라 관찰할 수 있다.

 

8. 동백동산 답사를 마치며,

동백동산은 계절에 따라 다르고, 누구와 함께 걸었는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습지를 품은 마을 선흘리 동백동산 방문 계획이라면 아래 링크를 클릭, 해설사 예약 후 탐방을 추천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한 번쯤은 마을 해설사와 함께 걸어 보면 오랜 세월 숲에 깃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습지를 품은 마을 선흘리 http://ramsar.co.kr/



                         글과 사진은 : 습지서포터즈 박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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