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림사 연지(蓮地)
제주 선림사 연지(蓮池)
2024. 07. 31
글/사진 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변재환
습하면서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요즘
그래서 연꽃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숲속의 산사에서나 느낄수 있는 평화로움과
울창한 자연을 접할 수 있고 규모는 작지만,
홍련을 비롯해 백련, 황련 등 3색 연꽃이 피는 아름다운 선림사 연지를 찾았습니다.
선림사는 한라수목원 가는 길에 수행과 신행의 공간이자 마음의 휴식 공간인
좋은 인연 좋은 도량 대한불교 조계종 제주 선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선사가 창건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제주도 내에서도 아파트 단지가 밀집되어 있고, 상권이 가장 발달이 된 지역으로
제주도 중심지 노형동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어
도시가 급팽창, 타 종교시설은 넘쳐나는데 비해 사찰은 한 군데도 증가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진학 스님이 큰 원력을 세워 이곳 제주 선사를 창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속세와 경계인 일주문은 없지만, 넓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이정표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
만나는 곳에 작은 부처님이 있는 연지가 눈에 들어오고,
멀리서 바라보는 대웅보전의 화려한 단청과 하늘을 향한 서까래 위용이 예사롭지 않은
사찰의 기풍을 느끼게 합니다.
연지로 들어서니 마지막 향기를 품고 있는 연이 깨달음을 향한 마음의 꽃을 피우고 있고,
뒤로는 해수 관세음보살과 저 멀리 한라수목원과 성이가 맞닿은 남조순오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얼핏 제주도 연동이라고 하면 복잡한 도심지 한복판을 연상하게 되는데,
이렇게 상반되게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의 사찰이 있으리라 예상치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연꽃이라 하면 불교를 생각하게 되고 불교라 하면 연꽃이 떠오를 만큼
연꽃은 불교의 꽃으로 머릿속 깊이 새겨진 꽃인데
연꽃을 불교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크게 3가지를 꼽습니다.
첫째는 진흙에 뿌리 내리고 피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더러운 곳에 있어도, 더러움에 물들이지 않고 한송이 꽃을 피운다는 이미지가 있지요.
그리고 둘째는 진리를 상징합니다.
연꽃은 꽃잎이 필 때 씨방도 함께 여뭅니다. 즉, 꽃이 자랄때 꽃잎과 씨방이 같이 자라는 식물입니다.
인과를 상징하고, 과거 현재 미래 삼세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는 불성이 있습니다.
꽃을 활짝 피운 연꽃은 씨앗이 떨어져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썩지 않습니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인연이 되면 다시 꽃을 피웁니다.
비단잉어, 금붕어, 붕어, 참개구리, 동박새, 까치, 직박구리, 섬휘파람새,
멧새, 큰부리까마귀, 까치, 참새, 아시아실잠자리, 고추잠자리 등이 자라며
식물상 연, 어리연, 수련, 부들, 붕어말, 버드나무, 산수국, 수영, 방동사니, 감나무, 먼나무, 잔디, 토끼풀, 부용, 한련초, 개민들레, 제주피막이, 쑥, 개망초, 팥배나무, 괭이밥, 단풍나무, 곰솔, 산딸나무, 개여뀌, 망초, 차나무, 피라칸타, 귤, 모시풀, 해당화, 녹나무, 붉가시나무, 문주란, 금강아지풀, 잠자리피 등이 서식합니다.
그리고 수련과 연꽃을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선 연꽃의 연잎은 물에 1m이상 솟아 있어 물에 젖지 않지만 수련잎은 물에 젖습니다.
그리고 연잎은 둥글지만 수련 잎은 갈라져 있고 연꽃은 꽃 속에 연밥이 있고
수련꽃은 연밥이 없습니다.
또, 연꽃의 뿌리는 연근이 있고 수련은 연근이 없습니다.
연꽃의 개화 기간은 7, 8월 두 달이지만 수련은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입니다.
선림사 바로 옆 제주자생식물 유전자원의 수집·증식·보존·관리·전시 및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산업적 연구와 제주도민과 여행객들에게 산책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한라수목원도 있으니
함께 돌아봐도 좋겠습니다.
수목원 연못에선 어리연꽃을 비롯해 붉은귀거북, 연꽃을 향해 나는 잠자리, 금붕어 등
다양한 수중 생태계를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사찰은 수행과 예불의 공간이자 시민들의 마음의 휴식 공간이 되어 줍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찾으면 좋은 도량 제주 선림사.
제주시 내 20여분 거리에 이처럼 훌륭한 생태공원이자 자연학습장은 드문 것 같습니다.
무더위 속 고귀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연꽃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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