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달리습지_두번째, 뱅듸위의 습지
습지는 마을끼리의 식수공동체였다
2024. 07. 26
글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오은주
사진_성산읍습지조사팀
습지의 중요성은 여러 가지 기능으로 말할 수 있다. 지구상의 약 6%인 습지이나 전세계 모든 종이 20% 이상이 습지에 살고 있다. 물을 중심으로 수많은 생명들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서식환경과 생물다양성을 바탕으로 습지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습지조사(2012년)에 따르면 43개의 습지가 조사되었다. 그렇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현황은 매립되어 없어진 곳도 많고 새롭게 생긴 습지도 있다. 그리고 조사 당시 조사 누락이 된 습지도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산읍의 습지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는 제주제2공항 예정부지 내 마을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산뱅듸 습지군락, 삼달리 습지군락, 성산읍 지역 습지 등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중산간 뱅듸에는 숨골, 용암습지, 용암동굴 등이 분포한다. 뱅듸는 오름 곶자왈과 함께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제주에만 있는 귀중한 제주도의 보물이다. 광활한 초지 뱅듸 위의 습지는 삼달리 습지 군락을 이룬다. 오늘 소개할 습지는 그 중에 일부이다.
-초지 습지(wet grasslands), 오름, 곶자왈, 습지 등이 분포하여 생물종다양성에 기여
◆ 초지는 자연환경과 농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여 생물다양성을 제공함으로써 토양을 개선 하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며, 생태계의 회복력을 증대시킴.
◆ 제주도의 초지는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물이 고이는 전형적인 초지 습지(wet grasslands)로 여름철 장다리물떼새 등 물새가 먹이활동을 하는 등 생태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함.
◆ 화산활동에 따른 불투수성 지질(벵듸)에다가 토양 퇴적물로 인해 불투수성이 높아지면 자연 습지가 형성되기 쉬움. 그리고 오랜 기간의 방목 축산 활동(가축과 인간 활동)으로 wet grasslands가 자연 습지와 인공습지로 변화하기도 함.(마을공동목장 보전과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 최종보고회. 2024년 7월 3일)
삼달리는....
삼달1리의 옛 이름은 구전에 의하면 처음 마을이 형성되었던 <더러물내>의 지형 자세가 마치 강이 누워있는 것 같다 하여 <ᄆᆡ미ᄆᆞ루>하여 「와강이」 라고 부르던 것이 변형되어 「와갱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삼달리에서는 탐라시대유물산포지(삼달리 1686번지, 1711번지, 1961번지)가 발견되었고 고려시대의 절터(1114번지)도 발견되었으므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볼 수 있다. 태종16년(1416) 정의현이 설치될 때 정의현에 속해 있던 지역으로, 삼달리의 옛이름은 '와겡이'(1리)와 '주어코지'(2리)이다. 와겡이는 차자표기로 臥岡村, 臥崗村, 臥江村이라 기록되었는데 모두 '와겡이마을'이라 읽어야 할 것이다. 삼달2리의 '분들잇개'는 17세기말부터 주로 分入浦로로 표기했다. 삼달리지(1986)에는 옛 이름을 ‘駐魚’ 또는 ‘分野浦’라고 했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주어코지'란 지명으로 남아 있다. '와겡이'와 '분드릿개'의 정확한 뜻은 알 수 없다. 그러던 것을 이름이 신통치 않다고 하여 1795년 本里 출신 康聖翊이 조정 司憲府의 ‘持平’직에 있을 때 三達里로 바꾸었다.(1986, 三達里誌) 마을 사람들은 『中庸』에 나오는 ‘智仁勇三者天下之達德也’라는 글귀의 ‘三達德’에서 따온 것으로 해석한다.『제주읍지』정의현 방리에는 “삼달을은 정의현 관문에서 남쪽으로 10리의 거리에 있다. 민호는 30호, 남자는 79명 여자는 101명이다." 라고 기록하였다. 고종17년(1880) 정의현 좌면 삼달리가 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정의군 좌면 삼달리라 하였고, 1915년 5월 1일 도제(島制)가 시행되면서 제주도 정의면 삼달리가 되었다. 일제강정기에는 ‘大洞里’라고 한 시기도 있었다. 1935년에는 정의면이 성산면으로 개칭되면서 제주군 성산면 삼달리가 되었고, 1946년 제주도제가 실시될 때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면 삼달리가 되고, 1리와 2리가 나누어졌다. 1980년 성사면이 성산읍으로 승격되어 성산읍 삼달리가 되었으며, 2006년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남제주군이 서귀포시에 통합되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가 되었다.(디저털서귀포문화대전)
삼달1리는 1650년대에 경주김씨, 청주한씨, 곡산강씨 등이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커졌다고 한다. 삼달2리는 1830년대에 곡산강씨(신천강씨)가 들어오고, 1880년대에는 광산김씨, 경주김씨, 김해김씨 등이 들어와 마을이 커졌다고 한다.(남제주군지)
미와미못(매미못) - 성산읍 삼달리 1154-1번지
본디 이 못을 ᄆᆡ미, ᄆᆡ미ᄆᆞ르에 있는 연못이라 하여 ‘ᄆᆡ미못’이라고 했던 것이 변형된 이름이다. 성읍리에서 삼달1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연못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매미못'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2010년경에 세운 안내판에는 '미와미못'으로 되어 있다.
이 마을은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샘물이 나오는 것을 돌로 울타리를 만들어 식수로 사용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을 보면 연못 북서쪽에서 흘러들어오는 내창(작은 하천)물을 막아서 연못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물이 넘치면 동남쪽으로 배수되도록 되어 있다. 작은 다리 밑으로 빠져서 삼달1리 마을의 서쪽으로 지나 남쪽으로 내려간다.
2023년 7월
연못 둘레 돌담 상단부가 주변 지면과 비슷한 높이를 하고 있다. 원래는 돌담은 사람 허리 높이 정도로 쌓았었다고 한다. 옆에 있는 도로를 포장하면서 도로면의 높이가 높아져 버린 것이다. 깊이도 꽤 깊은 편이다. 해마다 어린이 익사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연못의 일부를 매립해 지금은 왼쪽, 오른쪽, 아래쪽으로 분리했다. 큰 연못 하나에 작은 연못 3개가 옆에 올망졸망 붙어 있는 모양이다. 큰 연못은 전체적으로 삼각형, 작은 연못 하나는 원형, 둘은 직사각형 모양이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이 밖으로 넘쳐 인근 도로와 농경지 등으로 유입되는 등 침수현상이 발생하여 현재 이 연못 주변에는 배수로가 조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난산·신산·삼달리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유용하게 활용하던 곳이었는데 1970년대 후반에 상수도가 가정에 들어오면서 이 물은 마소에게 물을 먹이는 곳으로만 사용되었다. 요즘에는 마소를 기업형으로 기르기 때문에 이 곳에 물 먹이러 오지 않는다. 그 대신 농업 용수로 쓰고 있다. 밭에 농약 뿌릴 때 이 물을 싣고 간다.
2010년 경에 주변 정리를 해서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지금도 물은 깨끗하나 인위적인 준설·정비로 인하여 수생식물의 분포는 빈약한 편이다. 서쪽 연못가에 수련이 눈에 띄는 정도이나 제주도 자연환경생태정보시스템에 의하면 못의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창포가 우점하고 있고 물꼬챙이골, 택사, 사마귀풀 등의 추수식물이 출연하고 마름, 가래 등이 수생저(水生底)에 출현하고 있으며, 침수식물(沈水植物)로는 실말, 애기가래, 나자스말 등이 분포하고 있다. 물가에는 기장대풀이 우점하고 택사, 미꾸리낚시, 사마귀풀, 마름, 물꼬챙이골, 고마리, 여뀌, 송이고랭이 등이 출현하고 있다. 연못과 주변 습지에선 참개구리, 붕어, 쇠백로 등이 관찰되었다고 한다.(고영철의 역사교실)
2023년 여름(위 사진)에는 습지식물들이 가득차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을 정리해 버렸는지 일부 구역에 수련과 부들이 자라고 있으나 비어 있는 곳이 많다.
비가 오는 날, 미와미못에서 습지 안내를 하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의 습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씀바귀
● 솜아마존과 씀바귀
솜아마존은 최근에 타시도 내륙지역에서 자생지 관찰은 어렵고 현재는 제주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다. 2024년에는 또 다른 곳에서도 많은 개체들이 발견되고 있다. 솜아마존은 5월부터 10월까지 발견된다. 아마존은 백미의 순 우리말이며, 백미꽃이 이명 또한 아마존이다. 풍력발전기 앞에 차를 세우고 넓은 초원지대를 지나다 보니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씀바귀'이다. 군락지를 이루니 이 또한 장관이었다.
초록 초지 위에 앙증맞게 피어 있는 모습도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삼달리 습지(순채) - 성산읍 삼달리 2181, 2181-1번지
습지는 순채가 가득이었다. 주위에는 사초 종류가 가득하고 멀리 창포도 보인다. 물이 깊이가 너무 깊어서 입구에서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내는 습지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고마리'도 가득하였다. 7월이 되면 조그마한 꽃을 피우면 이 모습도 예쁜 곳이다.
고마리
기장대풀
순채가 있는 습지에서 보이는 새 깃털
● 순채 (Brasenia schreberi J.F. Gmel.)
순채는 오세아니아와 북아메리카 등이 원산지이다. 작은 늪이나 연못에 서식하며, 크기는 약 50cm~1m이다. 식재료로 사용할 때에는 어린 순을 쓰며, 양념과 함께 무쳐서 반찬으로 먹는다. 과거 한국에서는 흔했으나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해서 환경부 보호식물이다.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기록 또는 관찰되고 있지만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 제주도 동부지역 중심으로 9개 지점에서 자생지가 기록되어 있다.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일부 자생지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성산읍 모니터링 결과 3개소(월랑지알못, 길마못, 삼달리습지10)에서 확인되었다. 지속적인 쇠퇴를 근거로 위기(Endangered, EN) 범주에 해당된다.(출처:한국 관속식물 적색목록 한국의 희귀식물. 국립수목원. 2021년 12월)
삼달리습지(송이고랭이밭) / 삼달리습지4(물까치수염밭) - 성산읍 삼달리 2179번지
그 다음은 '송이고랭이'밭이다. 무리를 이루어 서식하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긴 땅속줄기(地下莖)가 달리며, 마디에서 뿌리내린다. 열매는 5곡의 하나인 기장을 닮았고, 잎은 댓잎(조릿대나 대나무 종류)을 닮은 풀이라 해서 붙여졌을 것이다. 고마리는 옆으로 기면서 자라는 덩굴 식물이며 줄기에는 밑으로 향한 거친 가시들이 나 있다. 수질정화식물로 알려져 있다.
삼달리 습지(께묵) - 성산읍 삼달리 217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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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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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묵(깨묵) |
부처꽃은 부처꽃과에 속하며 습지 및 냇가,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충분한 광선을 요하며, 노지에서 월동한다. 전국에 분포한다. 7~8월에 자홍색으로 피는데 꽃잎은 6개이고, 꽃받침통 끝에 긴 거꿀달걀모양으로 달린다. 수술은 12개이며, 길고 짧은 것이 있다.
께묵은 습지나 도랑 근처에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씀바귀와 비슷하다.
줄기는 높이 50~100cm이고 곧게 자라며 윗부분에서 가지를 친다. 뿌리잎은 모여 나고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다. 잎 양면은 모두 녹색이고 털이 없다. 꽃은 8~10월에 피며, 노란색의 머리모양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서 달린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
2024년 7월 14일. 제주문화유산답사회에서 성산읍 내륙 습지 해설을 하였다.
30명이 참가하였고, 습지를 처음 경험하는 분들도 많았다. 장화를 신고 습지 안에 들어가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푹신 푹신한 느낌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고 느낌을 이야기하셨다.
마을 공동체의 현명한 습지 이용 방법과 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해 드렸다. 장마철이라 비가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이상하리만큼 차를 이용하여 이동할 때는 비가 오고, 습지에 도착하면 비가 그치는 그런 날이었다.
"다시 오고 싶어도 찾아 올 수 없겠다. 어떻게 찾아다니면서 조사했는지 대단하다. 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공부한 하루였다. 잘 지켜서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겠다."
다 끝나고 들은 소감에서 뿌듯함에 '이 활동을 잘했구나, 더 알려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이 습지에서 느낀 매력과 그 기억이 오래되기를 바라며....
(5월31일 삼달리습지 소개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진을 바꿔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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