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습지]
기수역 해안습지 마이못 & 가막샘
2024. 12. 11 (수)
글/사진_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오재욱
가막샘에서 솟는 용천수가 마이못에서 염습지를 이루고 바다로 흐르면서 기수역을 이루는 기수역 해안습지다.
제주시 서쪽 연대마을은 조선 시대에 적의 침입을 알리던 연대가 있던 마을이라 '연대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 마이못 (제주시 외도이동 1956-49번지)
연대마을 입구에 제주에서는 비교적 큰 규모의 연못 '마이못'이 있다. 물이 맑아서 보는 이의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의 기분 좋은 습지다.
연못의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았다고 '마이못'이라 부르게 되었다는데,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현재 마이못 면적은 약 2500㎡ 정도로 제주의 습지 중에는 비교적 제법 큰 규모다. 과거에는 더 컸으나 남서쪽으로 도로가 나면서 매립, 지금의 규모로 축소됐다고 하니 축소되는 과정에 연못의 모양이 달라진 것일까?
주민들은 이 연못을 '마릿못', '마루못', '연대못'이라고도 부른다.
남쪽 가막샘 방향에서 북쪽으로 보는 풍경
- 헬기라도 뜨고 내릴 수 있을 것 같은 넓고 평평한 시멘트 공간의 용도가 궁금하다.
바다로 연결되는 물길
마이못은 밀물 때면 바닷물이 밀려 들고, 썰물때면 용천수가 바다로 흐르는 곳이다.
옛날에는 마이못까지 자리테우가 들어오기도 했다. 북쪽으로 물길이 바다까지 길게 연결된 것을 보니 자리테우가 드나들던 상황이 상상이 된다.
(※ 테우 : 여러 개의 통나무를 엮어서 만든 뗏목 배로,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이용하던 연안용 어선)
마이못과 바다 사이 뻘에 드러난 구멍은 생명들이 살고 있다는 증거
마이못과 바다 사이 공간
바다로 이어진 수로를 따라가 보면 나무로 만든 수문이 있고, 수문 아래에는 계단처럼 만들어진 단이 있는데,
예전에 마이못과 비슷한 면적의 양어장을 만들었던 곳이란다.
연대포구 등대
가막샘의 담수와 밀물 때에 들어오는 바닷물이 섞이는 곳이기에 물고기가 알을 부화시키고 성장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양어장을 만들었던 것이라 한다. 옛 양어장 북쪽은 바로 연대포구다.
마이못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에 의하면 담수와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기수역(沂水域, brackish water zone)으로 제주지역의 독특한 지형을 반영하는 해안습지에 해당한다.
강수량과 조석간만의 영향으로 염분농도가 불규칙하게 변하여 생물종 다양성을 보이며 어린 생물들이 성장하는 성육장(nursery ground)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바닥에 보이는 까만 점들은 기수우렁이
기수우렁이
어린 숭어들
2024년 12월에 민물장어는 보이지 않고 마이샘 바닥에 가득한 기수우렁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다가 간헐적으로 폴짝폴짝 뛰는 숭어, 그리고 물속을 유영하며 가끔 은빛으로 반짝이는 게 은어일까?
먹이 활동 중인 가마우지
숭어, 민물장어, 은어, 참게 등 다양한 기수역 생물이 서식한다니 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찾아오는 걸까?
12월에 탐방 갔을 때는 희귀 철새는 보지 못하고 가마우지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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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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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패랭이 |
마이못 주변으로는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서식하는 다년초인 지채가 습지 주변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고,
12월인데 아직 갯패랭이 꽃을 볼 수 있었다.
가막샘 솟는 곳
2. 가막샘 (제주시 외도이동 1956-23번지)
마이못 동쪽에는 가막샘이라는 용천수가 솟아 난다. 가막샘은 1970년대까지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됐다고 한다.
도로가 나면서 샘이 사라질 뻔했으나 마을 주민들이 벽을 세우고 철근 콘크리트로 천정을 만들어 그 위로 길이 나도록 해서 보존했다.
1970년대까지는 칸막이를 나눠서 식수와 채소를 씻는 물, 빨래터, 목욕탕 등으로 구분해서 사용했다 한다.
샘 주변을 직사각형 돌담으로 두르고 담벼락에는 시멘트 몰탈로 마감한 모습에서 마을 주민들이 샘을 중요하게 여겼음이 느껴진다. 위 칸과 아래 칸을 어긋나게 돌담으로 설치한 것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여성들이 사용하던 물통이었고, 남탕이었던 곳은 흔적만 남아 있다.
돌담으로 두른 내부는 현무암을 길쭉하게 다듬어 나란히 배치하여 물이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계단과 물팡 등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연대마을은 월대천 이웃 마을이며, 가막샘과 마이못 주변으로 연대포구까지 산책로가 이어지는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 참고 자료 : 고영철의 역사교실(외도2동 가막샘(용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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