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 있는 작은 물통은 돌담을 겹으로 쌓아 식수용으로 사용했고, 큰 물통(연못)은 소와 말이 먹는 물로 구분 지어 사용했습니다.
작은 물통 주변에 과거에 사용하던 물팡들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연못 주변으로 수풀이 우거지고 물이 가득해서 물팡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에 다시 물팡을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소길리 좌랑못에는 얽힌 이야기,
구전에 의하면 '좌랑못'은 조선시대 정 6품 벼슬에 해당하는 벼슬이라 합니다. 좌랑 벼슬을 한 사람이 이곳에 큰 집을 짓고 살았는데, 권세를 이용해서 세금을 가혹하게 거둬들이고 재물을 빼앗는 등 마을 주민들에게 횡포를 부렸다지요.
횡포를 일삼던 좌랑이 병들어 죽자 그에게 원한을 품었던 주민들이 집을 헐어버리고 집터와 마당 자리를 파서 연못을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가뭄이 심했던 1929년, 연못의 물이 마르자 마을 주민들은 연못 바닥을 정비하는 과정에 주춧돌을 발견했는데, 그 주춧돌이 좌랑의 집터 주춧돌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믿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연못 주변에는 멀구술나무, 팽나무, 찔레, 창포, 쇠비름, 환삼덩굴, 닭의장풀, 수크렁, 왕모시풀, 까마중 등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멀구술나무 등 습지 주변 나무에는 직박구리 등 다양한 조류들이 와글와글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공동수도물통,
좌랑못에서 공동수도물통이 가까이 있다 길래 찾아가 봤습니다.
공동수도물통이 보급되기 전까지는 좌랑물을 떠다 먹었던 주민들이 맑고 깨끗한 용천수를 공동수도물통에서 길어다 먹을 수 있어서 건강 등 삶의 질이 나아졌겠지요.
공동수도물통(1960년대 후반으로 추정)
주소 : 애월읍 소길리 615
위치 : 마을 안 팽나무 사거리 소길리 경로당 앞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었으며, 둥그런 물통에는 돌아가며 10개 정도 수도꼭지를 설치했습니다.위로는 넓은 지붕이 비를 가릴 수 있고, 아래에는 물허벅을 내려놓을 수 있는 물팡 역할입니다.
요즘은 상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사용하지 않지만 마을의 역사 문화 자원으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모습 변화
1966년 6월부터 제주시 중산간 마을과 봉개, 연동, 노형 일대에 공동수도 시설이 공급되었다니 그 즈음 설치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1966년 6월부터 제주시 중산간 마을과 봉개, 연동, 노형 일대에 공동수도 시설이 공급되었는데, 대부분 이런 모양의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마을마다 공동수도물통을 만들고 관리인을 두어 매일 가구당 물 사용량을 기록해서 관리비와 함께 수도세를 부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공동수도물통이 마을마다 있었다는데, 가정마다 수도가 공급되면서 필요 없다고, 소길리처럼 마을의 역사 문화 자원으로 원형을 보존하면 좋았을 텐데 ... 모두 철거해버렸고 몇 곳만 남았다고 합니다.
습지도 비슷한 실정입니다. 습지는 선조들이 사용하던 문화유산이자 부모님들이 사용하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그리고 여러 생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입니다. 개발로 이미 매립되어 사라져버린 곳은 되돌이킬 수 없다지만 남아있는 습지는 잘 보전하여 사람과 생물들의 쉼터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길리 #습지 #좌랑못 #공동수도물통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