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돌랭이물통이 고기국수집 辛빨간고기국수 같았다
북촌 돌랭이물통이 고기국수집
辛빨간고기국수 같았다
동네
마실 가듯
쉽게 반겨줄 것 같았던
북촌 돌랭이물통이
고기국수집
辛빨간고기국수 같았다
글/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이주형
북촌 돌랭이물통을 찾아 나서면서도 이 辛빨간고기국수 생각이 났다. 함덕 서우봉 근방이 너무 복잡해 조용한 곳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주 찾게 된 북촌 해동포구. 그래서 [잘 아는 마을이다] 착각했다. 돌랭이물통이 해동마을에 위치한 습지라는 걸 지도에서 확인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찾아 나선 북촌 돌랭이물통.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하기 어려운 곳이었고, 어떻게든 들어가 보겠다고 하다가 바닷가 쪽에서 결국 넘어져 바지가 찢어졌다. 아... 풀... 싸...! 辛빨간고기국수! 익숙했던 것이지! 잘 아는 건 아니었을 텐데~ 해동마을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쉬이~ 이곳을 선택했을꼬!
익숙한 것과 잘 아는 것을 구분하는 것. 이것도 인생이다. 습지 하나 찾아 나서며 이렇게 또 배우며 북촌 돌랭이물통 다녀온 기록을 남긴다.
해동포구
동쪽으로 직선 거리 150m 정도 떨어진 곳에 정자가 있는 작은 공원이 있고, 같은 번지 내에 동북쪽 낮은 골짜기에 물이 고여 있다. 오시오펜션이
건립되면서 길 위의 물이 물통으로 흐르게 배수로를 만들어 놓았다. 갯고둥 껍질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바닷물이 땅속으로 들고 나감을 알 수 있다. 제주도의 작은 밭을 '돌랭이'라 하는데 그 모양을 닮아서 돌랭이물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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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북촌리 142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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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의 위치 : 해동포구 입구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180m 지점 오시오펜션 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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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폭/면적 : 길이 35m, 폭 5m, 면적 약 14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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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소로길) 유무 : 도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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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특징 : 실거리나무, 이팝나무, 갯강활, 갯고둥
* 내용 출처 : 람사르 습지 도시 조천읍 습지 조사
자료집
해동은 북촌리 설촌의 원류이며, 북촌리 7개 자연 부락 중의 한 취락으로서 서우봉 기슭에 삶의 터전을 이룬 전형적인 어촌마을, 옛 지명은 [허댕이]이며, 1910년부터 비취빛 물결 영롱이는 바다 마을의 의미로 해동(海桐)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이 곳에 서북풍을 막아주는 서우봉과 풍부한 수산 자원의 보고인 달여도 닷거리해안이 있으며 곳곳에 양질의 담수요천이 솟아나고 있어 사람들이 살기에 천혜의 자연 조건을 지닌 곳이라 볼 수 있다.
해동마을의
해동포구
언제 와도
조용하고 물빛이 유독 푸른 곳이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걷다 보면 정자가 있는 작은 공원이 나온다. 바로 옆에 펜션과 주변의 작은 밭이 보이는 곳에
습지 돌랭이물통이 위치해 있다. 공원에서 바라보니 텃밭 주변으로 돌담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펜션 뒤쪽에서 바다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형태의 습지.
남의 땅을 밟아야 한다.
습지로 바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남의 땅을 밟아야? 그나마 슬쩍 걸쳐 볼 수 있는 상황. 작은 공원의 돌담 너머로 보이는 텃밭으로 내려가는 길이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사람들 왕래가 많을 것 같은 펜션으로 슬그머니 내려가 보니, 펜션에서 만들어 둔 배수로가 보이고 그 길을 따라 들어가 조금 더 가깝게 돌랭이물통을 만날 수 있었으나! 높이가 만만치 않게 높다.
어떤 용도인지는 확인을 하지 못했는데 바다로 향하는 방향 중간 즈음에 돌담이 쌓여 있다.
요리조리
살펴봐도 이 이상 가까이 가는 건 어렵다. 스마트폰 줌으로 당겨 살펴보는 것도 빛
반사 때문에 바닥을 제대로 보기 어려워
바닷가에서 역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사람들이 흔히 찾는 길이 아닌 듯 보이지만, 내 키보다 더 큰 갯강활들이 쓰러져 있는 걸 보면 누군가의
손이 닿았던 것 같다. 무성한 잡초 길을 헤치고 나서는 걸 면해서 다행이다.
쉬운 포기란 없는 걸까?
바닷가에서
오르는 일도 여의치가 않았다 무성한 나무와 풀, 가시덤불. 휴... 이놈의 습지가 뭐라고 내가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한데 오기가 생긴다. 이걸 꼭
봐야겠다 싶어
체력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일을 하고 있다. 가시덤불을 피해 오르고 오르다 자빠져 바지는 찢어지고 무릎팍에 상처가 생겼다. 하하하 쉽게 포기하면
될 걸~
꼭 피를 보는구나! 결국 멀리서 스마트폰 줌으로 당겨 보는 걸로 만족
해야겠다.
반대편 바닷가 방향에서 펜션 방향으로 넘어가 볼까 시도했던 길 / 습지 쪽에서 봤을 때 이쪽이 아니었나 싶다.
초록
초록하게 무성한 숲처럼 보이던 습지 주변으로 많은 식물들이 보이는데, 유일하게 아는 갯강활만 구분이 된다. (나머지는 식물 박사에게! 쿨럭!)
갯강활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대한민국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의 섬에 분포하는데 해풍에 맞설 수 있게 줄기가 굵고 튼튼한 게 특징.
갯강활!
참 독특한 식물이다. 바닷가는 바람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식물이 살기 적합한 환경은 아니어서 밑에 사진 속 식물들처럼! 대부분 돌에 납작하게 붙어서
기면서 자라는 식물들이 대부분인데 갯강활은 오히려 몸집을 키운다.
높이
1미터는 거뜬하게 쭉쭉 자라고 잎도 왁스 코팅한 것처럼 반질반질~ 바닷가 방향과 돌랭이물통 주변으로 제법 보이던 식물 중 하나였다. 이렇듯 습지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간다.
생물의 서식지 외에도 하는 일 많은 멀티플레이어 습지
예전에 태풍이 오면 곳곳에 침수가 되고 그랬던 북촌리에 재해 저류조가 생기고 다양한 노력들로 이제는 수해 피해자가 없다고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배수 역할, 홍수 예방, 물의 저장 등 멀티 기능의 습지가 얼마나 큰 일을 해주고 있는지 평소 때는 잊고 살았다.
홍수가 나면 물을 저장하는 댐 역할을 해주고 비가 온 뒤 늪지의 식물들은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 물이 급격히 불어나는 것을 막아 홍수 피해를 완화시켜주는 역할도 하는 습지.
습지 대신 습지의 역할을 댐이나 저수지 등의 시설물을 만들어 대신하고 있는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 습지 관리만 잘 해준다면 경제적인 효과는 덤이다!
그런데 사라지고 있다.
이런
멀티플레이어 습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보존을 위한 노력은 필요한데, 쉽지 않다. 친구들조차도 각자 분야에 관심 있는 맛집, 핫플 등은 머릿속에서
줄줄줄~ 컴퓨터처럼 쏟아내지만 습지에 대해선 아직 1도 모르기 때문이다. 뭐~ 나라고 다른가! 나는 오름이니 바다니~ 제주 풍경에 폭~ 빠져 살던
때가 엊그제? 훗!
습지 플러팅?이라도 해볼까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습지가 중요한 유산임을 연인에게 하듯~ 아이에게 하듯! 눈을 맞춰가며 계속 매력 어필을 하는 거지 뭐 있어? 그래서 올해도
습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여전히 알다 가도 모를 습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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