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신엄리 습지 윤남못(윤내미물통)
글/ 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박젬마
윤남못(윤내미물통)은 제주시 서쪽 신엄마을에 있는 봉천수 연못으로 '저수지, 제'라고 표기된 습지입니다. 신엄 외에도 제주에는 표선면 세화리, 대정읍 신도리에도 윤남못이라는 습지가 있습니다.
지명에 대한 확실한 자료는 찾을 수 없고, 다만 윤노리나무를 제주에서는 '윤남'이라 하고, 표선면 세화리 윤남못은 주변에 윤노리 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이라는 자료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신엄리에도 과거 윤노리 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2023년 현재는, 서제주새마을금고 맞은편 신엄 8길을 따라 멘트 포장길로 약 300M를 이동하면 왼쪽에 정자와 안내 표지석 뒤편으로 반경 약 30m와 12m의 두 개의 습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백로 |
수심이 깊지는 않지만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철새 등 조류들이 날아드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판 연못이라고 하고, 표지석의 정보에 의하면, 자연 지형에 따라 형성된 봉천수 연못으로 남동쪽으로는 오름 형태의 큰 구릉지대가 있어 빗물이 연못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예전에는 연못 주변으로 논농사를 짓던 곳이라 합니다.
L자 모양 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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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의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과거에는 마을 주민들의 식수와 소와 말 등 가축의 식수 그리고 인근 농경지의 농업용수 및 물놀이 장소로 이용되던 곳으로 마을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 연못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윤남못의 생물상 동물상으로는 :
물자라, 물방개, 물매암이, 참개구리, 맹꽁이, 붕어, 왜가리, 쇠백로, 흰뺨검둥오리, 쇠물닭, 민물도요, 까치, 방울새, 멧비둘기, 박새, 동박새, 섬휘파람새, 밀잠자리, 아시아실잠자리 등.
미나리 |
식물상은 :
수련, 미나리, 마름, 붕어마름, 개구리밥, 네가래, 좀개구리밥, 털참새리, 큰고랭이, 송이고랭이, 미나리, 올방개 등이며, 주변 식물은 팽나무, 예덕나무, 곰솔, 여뀌, 누리장나무 등입니다.
잘 정비된 습지 주변 탐방로 |
상수도와 농업용수가 들어오면서 생활용수나 농업용수의 기능 상실 후 방치되면서 각종 쓰레기가 쌓이며 오염되어 철새들도 사라지는 등 생태계가 파괴된 것을 마을 청년회가 연못과 그 주변을 정비하여 습지를 복원했습니다. 지금은 잘 정비된 탐방로와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정자 등이 있는 휴식 공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을 청년들의 노력으로 습지가 자연 생태학습장으로 재탄생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례로, 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곳 윤남못은 사유지로, 개발되어 사라질 수도 있는 곳이라 안타깝습니다.
예로부터 제주에는 물이 귀했던 만큼 물 관련 속담도 많습니다. '물통을 단번에 몬 메우지 아니헌다. 물통을 메우민 통티나고, 물코 막으민 모르기 된다' = 연못을 한번에 메워버리면 동티나고, 물길 막으면 벙어리 된다.
이 말은 제주에서 물이 그만큼 귀하게 여겨졌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습지(물통, 연못) 사라지지 않도록 관심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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