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반듯한 함덕 도르못 습지

2023년 7월 25일

글/ 사진 :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이주형


습지의 종류는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분류되는데 강의 언저리나 냇가 등 담수가 흐르는 곳에 만들어진 습지를 내륙습지라 하죠. 중산간지역에 자리한 마을, 함덕리에 위치한 도르못은 내륙습지.

도르못의 사전 정보가 없어 검색을 해봐도! 2016년에 애월읍 어음리 돔배물,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람사르습지 및 우진샘, 애월읍 납읍리 사장못 및 우랑샘이, 조천읍 함덕리 도르못, 한경면 저지리 알못, 용당리 연못 이렇게 7곳에 대한 제주 옛 습지 복원 관련 내용의 기사 몇 줄이 대부분이다. 복원 전에는 낚시하는 분들이 이용하셨던 것 같고, 그 외에는 알 길이 없다.

분명 둥글둥글한 원형의 모습을 갖춘 습지인데 네모 반듯한 인상을 준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작년 12월에 처음 방문했던 함덕 도르못 습지. 겨울의 휑한 느낌과 네모 반듯한 큰 돌들이 둘러싸여 있는 모습 때문에 반듯한 습지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2022년 12월 10일


겨울에는 낚시하던 분을 발견했는데~ 물고기가 잡히는 건 보지 못하고 돌아왔었다. 다만 새가 날아와 유유자적 습지를 돌고 있었으니 물고기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2022년 12월 10일 낚시하시던 분/ 새 한 마리


내륙습지 함덕 도르못

도로 옆에 있는 커다란 못이어서 도르못이라 한다. 도로의 확장과 도르못 밑 동쪽에 큰 저류지를 만들면서 못은 다소 축소되었고, 도르못이란 표석을 세웠으며 못 주변에는 큰 돌을 쌓고 조경 등으로 정비하였다. 도로보다 낮은 지형으로 도로에서 물이 유입될 수 있고, 넘치면 저류지로 흐를 수 있게 토관 2개를 묻었다. 연못 위를 마름이 우점하고 있으며, 9월 초 흰 마름꽃이 절정을 이룬다.

✅ 주소 : 함덕리 772번지

✅ 위치 : 도르못 교차로에서 길(1132번 도로) 따라 동쪽 220m

✅ 길이/폭/면적 : 길이 45m, 폭 30m, 면적 약 1,239.05㎡

✅ 주민 생활과의 관련성 : 우마용

✅ 동, 식물 특징 : 마름이 80% 이상

✅ 이름 유래 :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못이어서 도르못임

* 내용 출처 : 람사르 습지 도시 조천읍 습지 조사 자료집


도르못 교차로에서 1132번 도로를 따라 동쪽 220m 지점에 위치한 도르못. 교차로에서 자그마한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밑에 사진) 왼쪽이 1132번 도로, 오른쪽에 보이는 도로가 도로못으로 향하는 도로. 1132번 도로보다 낮은 도로로 진입한다.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함덕 도르못 습지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그래도 관리받는 습지라 산책로는 깔끔했다.) 도르못 입구에는 표지석과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어쩌다 보니 겨울에도 여름에도 궂은 날씨에 찾게 되었다. 이번 장마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덕을 부려, 맑은 하늘처럼 보였는데 도르못에 도착해서 걷기 시작하니 비가 미친 듯이 내려 우비를 입고 도르못을 둘러보게 되었다.

함덕리는 지질적으로 현무암을 중심으로 흑색 화암과 풍화작용된 화산암으로 지표면을 이루고 있어 흙의 심도가 낮고 그 위에 모래층이 덮고 있기 때문에 물이 고이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다. 현재의 도르못은 도로 개설로 과거의 원형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지만, 함덕 마을차원에서 괴못에 있던 버드나무를 옮겨와 식재하였고 여러 수종 동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자연 생태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보전에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내용 출처 : 도르못 입구 표지석 옆에 안내 표지판]


겨울에 방문했을 때 물이 더 맑았다. 지금은 마름으로 뒤덮여있었다. (마름이란 식물 이름을 몰라 한참을 검색해서 알아냈다.)



마름(Trapa japonica Flerow)

부유성 한해살이 식물로 땅속에 박힌 종자에서 긴 줄기가 뻗어 나와 줄기 끝에 방사상으로 잎이 달리는데 주로 늪지, 습지, 저수지, 연못, 하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 부식질이 풍부한 점질 양토에서 잘 자란다는데 7~8월에 1cm 정도의 하얀색 꽃을 피운다.



옆에 긴 풀떼기는 창포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비도 많이 오고 돌이 미끄러워 가까이 가기도 어렵고 멀리서 스마트폰 줌에 의지하여 확인하는 중이라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걸로!



마름 외에 수생식물은 수련 정도? 겨울에도 보였던 수련은 물 위에 납작 붙어있기보단 마름 때문에 떠밀려 올라온 것 같아 얼핏 보면 연꽃잎 같다. 다만 수련만 보이고 연꽃은 보이지 않았다.


습지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이렇게 비 오는 날도 다른 준비 없이 산책할 수 있는 습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수령이 돼 보이는 버드나무 보인다. 이것이 괴못에 있던 버드나무인가?


(사진 왼편 -1132번 도로) 옆에 1132번 도로를 두고 걷다 보면, 눈 높이보다 위쪽에 있어 소리는 들리지만 지나는 차는 보이지 않는다.


보라색 꽃은 부처 꽃일까요?

산책로는 왼쪽으로 이어지는데 왼쪽 돌담 너머에는 저류지가 있어 저수지의 물이 넘치면 저류지로 넘어가도록 토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집중호우 시 빗물을 저류하여 주변지역의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인 저류지에 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을 버리거나 소각해서는 안 된다.

작년 12월에 비해 최근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2023년 7월 저류지 수위가 꽤 높아졌다. (어머! 그 사이에 건물도 완성되었다는 @.@)



습지 서쪽에 비해 마름의 공격? 이 덜한 동쪽. 버드나무 앞쪽을 바라보니 수생식물들이 빼곡히 모여있다.


도르못은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도유지로써, 연못 보호를 위해 물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표지판도 새로 생겼다. 근데 도로못 표기는 오타인건지? 혼용해서 써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네? 이름 유래를 보면 맞는것도 같고~?!?!

큰 돌을 쌓아 둘레를 조경한 복원된 습지여서 그런지~ 아직은 깔끔 떠는 사람처럼 자연 생태적인 느낌이 덜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변화될 것이고, 겨울과 여름, 계절별로 변화하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습지 매력에 한걸음 더 다가선 거 같다. 가을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해 본다.

#습지 #제주습지 #함덕 #함덕도로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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