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찻오름 산정호수
비 갠 후 삼나무 너머로 자욱한 안개가 주는 몽환적인 풍경과 청량감 그리고 싱그러운 분위기
그 모습을 만나기 위해 새벽 첫 차를 타고 사려니숲길로 향합니다.
구름이 지나가고 굵은 빗방울들이 숲 안에 가득 내렸습니다.
산책로 초입부터 지천으로 묻어나는 숲이 품어주는 초록빛 에너지와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휘감고 울창한 숲에 들어서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순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려니숲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변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에서 출발해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약 15㎞에 걸쳐 이어지는 길입니다.
평상시는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안내소에서 남조로 변 붉은오름 입구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 삼나무 군락 및 고사리류와 양치식물, 산딸나무, 윤노리나무, 서어나무 등 자연림과 천연식생이 펼쳐지는 탐방 길을 걷습니다.
평소에는 물이 말라있는 건천인 '천미천'
건천이라 해도 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계곡과 하천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온갖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입니다. 하천과 계곡에 있는 용암바위들은
맑은 날에도 햇볕이 들지 않아 푸른 이끼로 덮여 있어 원시 생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시의 자연에 한 발짝 더 들어가 포근히 안기는 길을 따라
다양한 식생을 눈으로 보고 만끽하는 물찻오름 탐방을 시작해봅니다.
‘사려니’는 제주어로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도 부르며, 여기서 ‘살’이나 ‘솔’은
'신성한 곳' 또는'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뜻이고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남연구시험림에 위치한 사려니오름의 명칭을 따 사려니숲길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물찻오름
검은오름 또는 黑岳(흑악)이라고도 부릅니다.
높이는 717.2m 조천읍(교래리)과 남원읍, 표선면 3개 읍면의 경계선이 마주치는
정점에 위치하며 산 위의 분화구는 바깥 둘레 1,000m 가량의 깔때기형으로
못이 움푹 들어앉아 있고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애눈 연중 물이 차있습니다.
2008년 12월부터 15년간 자연 휴식년제를 시행 중인 물찻오름은
사려니에코힐링체험 기간에만 탐방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외에는 출입이 통제됐었는데
제주도 환경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탐방로 등의 정비 공사가 끝나는 대로
출입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해발 717m의 가파른 물찻오름 정상 화구호는 늘 검푸른 물로 넘실댑니다.
특히 오름 정상 화구호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깊이감이 아주 깊게 느껴지고 바람에 일렁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아무리 가슴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장관입니다.
<봄, 여름 산정화구호>
3,615.5㎡의 너른 면적의 화구호에는 오래전 표고밭 사람들이 갖다 놓았다는 붕어(금붕어)들이 상당수 있으며, 낚시대를 가지고 가서 붕어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름 전사면에는 참꽃, 꽝꽝나무, 단풍나무 등 자연림의 울창한 낙엽수림대를 이루면서, 동쪽 벼랑 밑으로 상록수가 자라고 그 밑에는 복수초 군락이 있으며, 무늬천남성, 백작약,
옥잠난초, 사철란, 섬사철란, 붉은사철란, 으름난초, 여로, 박새, 산자고, 뱀톱, 석송, 나도고사리삼, 고사리삼, 고사리, 십자고사리, 관중, 고비, 바위고사리, 고란초, 주름조개풀, 고마리, 박새, 덩굴용담, 인동덩굴, 바위고사리, 개여뀌, 수크령, 질경이, 가락지나물,
보리수나무, 으아리, 곰취, 상산, 천남성, 두루미천남성, 호자덩굴, 콩짜개덩굴, 매화노루발, 으름, 청사초, 이삭사초, 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용둥굴레,
좀비비추, 산철쭉, 참꽃나무 등이 식생하며 오름 정상주변의 사면에는 제주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화구호 주변에는 세모고랭이 등 습지식물이 식생하고 있습니다.
<가을, 겨울 산정화구호>
오는 7월 14일부터 7월 18일 까지 ‘제15회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개최됩니다.
물찻오름 탐방은 사전예약자에 한해서 입장이 가능하고
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길위원회에서 선착순으로 진행합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20명씩 탐방이 이루어지고
탐방로와 표지석 주변 바위엔 뱀이 자주 출몰하니 탐방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숲속 음악회를 시작으로 사려니 숲 곳곳에서는 생태사진던, 자연 나눔, 생태 공방,
나무 이야기, 춤, 명상 등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교통 약자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숲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나눔 길도 마련됩니다.
사시사철 푸르고 높다란 삼나무 속에서 걷기 좋은 '제주 사려니숲길'
나무의 감촉 그리고 흙의 기운과 냄새 그리고 꾸미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과 함께
자연과 어울리며 일상에 지친 피로와 스트레스를 치유받아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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