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름 분화구 안 습지, 금악담의 돌담 쌓기 그만해야하는 이유
글/ 사진 박젬마 (드론촬영 변재환)
왕매, 검막, 암뫼물, 암메물 이라고도 불리는 '금오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 1-1, 1-2번지에 있다. 제주 서부 중산간 지역의 대표적인 오름 중 하나로, 해넘이 명소로 알려지며 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금오름 분화구 안에는 비가 많이 내려야 잠시 물이 고이는 금악담이라 불리는 산정화구호, 습지가 있는데, 그곳에 돌담 쌓기 놀이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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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은 기생화산체로, 오름 정상에 남북으로 2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원형 분화구를 이루는 형태다. 표고는 427.5m, 비고 178m, 둘레 2,861m 면적 613.996㎡ 정도의 규모로,
오름 정상부의 남쪽 가장자리에는 통신 송출 시설물이 있고, 오름 정상까지 길은 포장된 길과 숲길 중 선택 탐방할 수 있다. 여행자들은 포장된 길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고, 운동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은 숲길을 주로 선택해서 걷는 편이다.
금오름 분화구 내에는 금악담이라는 산정화구호(습지)가 형성돼있는데, 예전에는 수량이 풍부했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장마철에나 습지 형태를 관찰할 수 있고, 그 외에는 물이 없는 일반적인 분화구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수량이 풍부해서 소나 말이 먹는 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금악담은 주로 메말라 바닥을 드러낼 때는 황폐해 보이고,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지로 변신, 2023년 6월 탐방 때는 잦은 비 덕분에 물이 많이 고여 있었고,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가 우렁찼다.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메마른 환경에서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무더위와 목마름의 시기를 견뎌낸 맹꽁이, 제주도룡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금오름은 제주의 사진 명소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사람들이 금오름 분화구 내 금악담을 탐방했을 때 메마른 시기에는 많은 돌들을 보고는 돌탑을 쌓고 인증샷을 찍곤 하는데, 그러면서 맹꽁이 등 양서류가 햇볕을 피할 그늘이 줄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금오름 분화구에는 숲이 없어서 양서류들이 의지할 그늘막은 분화구 내에 있는 돌들뿐이다. 사람들은 그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돌탑 쌓기 놀이를 유행처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금오름 내 금악담에는 돌 하나도 양서류들의 은신처라 생각하고, 손대지 말고 눈으로만 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료집을 참고하면 금악담 주변 식물들은 네가래, 세모고랭이, 익모초, 돌미나리, 가락지나물, 살갈퀴, 띠, 억새 등이다.
동물로는 제주등줄쥐, 작은땃쥐, 노루, 제주족제비, 멧밭쥐, 오소리, 직박구리, 멧비둘기, 꿩, 큰부리까마귀, 유혈목이, 누룩뱀, 쇠살모사, 줄장지뱀, 도마뱀, 비바리뱀, 맹꽁이,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 제주도롱뇽 등이다.
금오름 탐방로 입구에도 커다란 팽나무가 있는 주차장 주변으로 갈래새미, 생이못 등 작은 습지들이 있다.
1년 중 대부분은 마른 상태이고, 비가 많이 내리는 기간에만 습지 형태를 유지하는 금악담 습지는 각종 곤충이나 조류, 양서류 등의 산란장이며 서식처이다.
습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생명들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흔적 남기지 않고 조심히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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