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마을 ‘마이못’

  


글/사진 습지블로그 서포터즈 변재환



일주도로(일주서로)에서 외도2동 연대마을길로 들어서는 초입

제주시 외도 아파트 단지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면

가막샘에서 흘러드는 물이 연못을 이룬 마이못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이못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ᄌᆞᆨ은 가막세기, 동남쪽에는 큰가막세기라는 용천수가 솟아나며 

마이못이란 이름은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U자 모양이 말의 귀라고도 하면 할 말이 없고

마리못, 마린못, 마루못, 연대못, 연대연지 등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지금의 면적은 약 2,500정도이나 원래는 아주 큰 연못이었는데 못 남서쪽으로 길이 개설되면서

 매립되어 좁아져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까지는 지역 해안가 주민들에게 음용수를 제공해 주었으며

바닷물과 담수가 섞이는 기수역 해안습지

강수량과 조석간만의 영향으로 염분농도가 불규칙하게 변하여 생물종다양성을 보이며 이런 생물들이

 성장하는 성육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인데요.

숭어, 민물장어, 은어, 참게 등 다양한 기수역 생물이 서식했다고 합니다.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황로, 재갈매기,

괭이갈매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넓적부리, 뿔논병아리,

바다직박구리 등이 찾는 장소이고 지채, 갯까치수영, 갯질경, 갯메꽃, 순비기나무, 갯잔디, 번행초 등이 자랍니다.



물의 흐름이 정체된 탓인지 군데군데 녹조가 보입니다.

수온 상승이 원인인지 난개발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예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정겨움을 보여주는

가막샘 목욕탕과 빨래터

 



마이못에 노는 고기는 외도 8경의 하나로 마지약어(馬池躍漁)’라는

시가 전해집니다.

마이못은 깊고 넓어서 고기가 많은데

얻은 바 유연함이나 즐거움이 남아 있도다.

날이 따뜻해지자 물가의 이끼가 서서히 풀린 뒤

조수는 차지만 물가의 개구리밥은 달 밝음에 싹이 나는구나.

하물며 몰래 듬북 속에서 서로의 망상을 날려 버리고

유희에 연잎도 서서히 움직이더라.

오고 가는 어부가 쳐놓은 그물을 올리니

이 가운데 참맛이 갖추어진 것이 아닌가!

 

마이못 수면으로 뛰는 숭어들을 볼 수 있었으나 워낙 빨라 사진에 담기 어려웠고 

습지 한가 운데 삐쭉 나온 경사진 돌 위로 목을 길게 뺀 채 휴식을 취하는 

 붉은귀거북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이곳 마이못엔 자리테우가 들어오기도 했었다고 하는데,

북쪽으로 민가 사이로 난 물길을 따라 30m 정도에 나무로 만든 수문(통수구)이 설치되어 있고

수문 아래에는 계단처럼 만들어진 단이 있습니다.

 


2009년에는 마을 사업으로 마이못에서 숭어 양식을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수문 아래는 마이못과 비슷한 면적의 양식장을 만들었던 담이 남아 있고

양식장까지는 바닷물이 섞이며 양식장 옆엔 연대 포구가 자리합니다.

 



마이못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카페 옆 사잇길로 좌측 연대 포구 우측 외도 포구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무장애길로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빨간 등대가 하나 우뚝 서 있는 마리지포라고도 불리는 연대 포구에 다다릅니다.

예전 제주 포구의 모습 그대로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포구 중 하나로 포구의 모습뿐만 아니라 포구 근처에 해녀 탈의장과 물질에 사용했던 테왁이나

망사리 같은 도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는 해안 산책로가 예쁜 곳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연대 포구 해안 산책로는 산책로에서 보는 포구의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마이못 해안 습지에서 생물종다양성도 느껴 보고 바다를 벗 삼아 걸으며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해 질 무렵 멋진 바다 뷰를 바라보며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담아봐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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